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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기억될 위대한 영미소설 스토너 <STONER>, John Edward Williams책 2023. 5. 2. 08:00
수많은 문학 애호가들이 사랑한 비운의 걸작 <스토너>
1965년 초판을 채 팔지 못하고 출간 1년 만에 '절판'!
4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뉴욕의 유명 서점 크로퍼드 도일의 주인은 절친 편집자에게 <스토너>를 소개합니다.
재출간된 <스토너>는 그 이후 영국 최대 서점 워터스톤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20세기에 잊혔지만 21세기에 기억되는 위대한 소설이 되었습니다.
알라딘: 스토너 (초판본, 양장) (aladin.co.kr) ★ 영화평론가 이동진, 문학평론가 신형철, 소설가 김연수·최은영 추천
★ 입소문이 만든 역주행 베스트셀러
★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조 라이트 감독 영화화 확정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할 수조차 없다.”
_신형철(문학평론가)출판사 리뷰
스토너 소장용 책 감상평
찬란하고 아름다운 소설을 읽다
담담히 전하는 이 슬픔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봐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無의 마음’으로 조용히 읽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작가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는 많은 사람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품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p.393
대개 작가는 인물의 이름에 상징성을 부여하기 마련이지요. ‘stoner : 돌팔매질을 하다’라는 의미가 있더라고요. 돌팔매질을 당하다가 아닌 돌팔매질을 하다 라니.
스토너는 자기 삶의 모든 선택을 자기 의사에 따라 결정하였고, 한 번도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타인의 탓으로 轉嫁(전가)하지 않았습니다. 어떠한 저항과 복수도 하지 않았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내었습니다. 때로는 답답하고, 미련해 보이기까지 한 그의 삶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의 삶을 가만히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의 여유롭지 못했던, 행복하지 못했던 삶을 그만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그에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돌을 피하지 않았고, 상처가 아물 때까지 내버려 두는 방법으로 오롯이 견디었습니다. 그렇게 견디면서 그의 몸도 그의 감정들도 磨耗(마모)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그의 삶이 일반인의 삶과 너무도 달랐듯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 또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죽었다기보다는 생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고 해야 맞는 것 같습니다.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 (p.52)
서재가 천천히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을 때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도 모르게 부끄러운 비밀처럼 마음속 어딘가에 이미지 하나가 묻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 (p.140~141)
결국은 모든 것이, 심지어 그에게 이런 지식을 알려준 배움까지도 무익하고 공허하며, 궁극적으로는 배움으로도 변하지 않는 무(無)로 졸아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p.250)
이 글의 근원적인 물음 “넌 무엇을 기대했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토너 자신은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했을까요? 아무런 기대도, 아무런 희망도 하지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는 생의 결말을 “0 (無) ”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기대에 대한 실망도, 희망에 대한 좌절도 없이 그의 결말을 향해 서서히 사라진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그에게 무엇을 기대했을까요? 실낱같은 희망, 통쾌한 복수? 그래서 실망하고, 좌절했나요? 아니요. 아닐 것입니다. 묵묵히 그의 삶을 따라가면서 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작가의 말에 동조할 수 있습니다. 스토너 그는 위대한 영웅이며, 그의 삶은 완벽했다고 말입니다.
이제 그 질문은 이 글을 읽은 나 자신 (혹은 독자) 의 몫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요?” 살아가는 내내 그의 삶을 反芻(반추)하며 우리는 우리의 삶을 묵묵히 살아낼 것입니다. 그 힘을 스토너를 통해 배웠다고 감히 말해야겠습니다. 50년을 뛰어넘어 처음 모습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온 책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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